2012년 6월 16일 토요일

[이브, ib] 엔딩


이브 엔딩 봤다.
이 엔딩 보고 나서 다른 엔딩들도 찾아서 봄.

공포게임이지만,
 스토리 표현력이 뛰어난 작품.

난이도도 적당하고, 적당히 무서웠고,
소재 활용, 표현이 괜찮았다.
(특히 체력을 장미로 표현한 것과, 메리의 꽃점으로 인해 게리가 죽을 때가 인상깊다.)
한글화도 잘 되어있음.

이 게임의 단점을 억지로 꼽으라면,
바로 '게르테르'라는 화가인데,
주인공은 이 화가의 세계에 빠져들어 그의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즉, 이 게임은 끝까지 게르테르의 작품-세계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는 소리다.

그러나
나는 이 게임이 배경에 대한 이해, 설명이 부족하진 않았나 생각한다.
물론 '미지'라는 존재를 해석하게 된다면, 공포의 흥은 깨어진다.
내가 말하는 배경 설명은 이 화가와 작품-게임의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다.

우리도 미술관에 가면 작품에 대한 해설을 듣는다.
화가의 의도를 이해하기엔 그림 한 점이 너무나 작기 때문이다.
이 게임도 미술관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도 게임에 대한 이해,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물론 작품에 대한 설명이 잠깐 나오긴 하는데,
그것만으로 배경을 이해하기엔 힘들다.

예를 들자면,
게임 도중, 건물과 지면이 모두 크레파스로 그려진 맵이 나온다.
이 곳은 메리의 세계인지, 게르테르의 어릴 시절인지 알 수 없으며,
이브와 게리의 반응도 미적지근하다.
(이브는 애라서 그렇다 쳐도 게리까지 신통찮은 반응을 보인다...)

아마 메리의 순수성을 강조한 배경, 혹은 내면 세계라고 추측은 하는데,
그것을 알 방도가 없고,

더구나 게르테르의 작품 세계에서 느닷없이 메리의 세계로 넘어가는 것은
그 동안 이어져오던 배경 통일이 불안정하게 깨진 것이다.
아마 메리의 죽음을 표현하기 위해 이 맵을 만든 것 같은데,
메리를 극적으로 죽이기 위해 너무 무리한 설정을 한 것은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건 정말로 억지를 부려서 단점을 꼽은 것이고,

크레파스 맵은
아이의 순수성과 미지의 공포를 효과적으로 표현했고,
메리의 극적인 죽음을 만들었다는 의의가 있기에,
이브라는 게임에 있어서 뺄 수 없는 존재였지만,

옥같은 작품성에 티끌같은 존재라서
아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게임에 나오는 모든 작품들도
게르테르와의 연관성이 약하지 않았나 싶다.
작품 창작 동기, 목적 등
그를 이해하는 과정이 있다면, 배경도 이해가 되었을 것이고,
배경이 이해가 된다면, 
실제로 미술관을 돌아다니는 것-작품과의 동화-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주저리 주저리 뭐라 쓰긴 썼는데,
억지로 흠잡기에 불과하고, 이브는 저 위의 단점이 안 느껴질 정도로
재미가 있는 게임이다.

스토리 표현이 좋아서
공포게임을 잘 못 즐기는 게이머도
보람찬 엔딩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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