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3일 월요일

[디스아너드, Dishonored] 클리어



(1.엔딩은 깜빡하고 못찍었다.)
(2.엔딩이 몇 개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코보의 묘지로 끝나는 엔딩을 봤다. 베드 엔딩인 듯.)



보통 난이도에서 즐기는 디스아너드는 어렵지 않았다.
플레이 타임은 생각보다 짧았고, 전체적으로 여유로웠다.

잠입, 암살 등을 주제로 한 게임은 많아서 디스아너드와 비교가 되는데 이 게임은 다른 게임보다 만족스러웠다.

'암살' 이라고 하면 어세신 크리드 (assassin's creed) 시리즈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디스아너드가 어세신 크리드, 혹은 다른 잠입, 암살 게임보다 나은 점은

  1. 자유로운 플레이
  2. 분위기
  3. 다양한 상호작용 = 디테일
이 정도라고 생각한다.

디스아너드의 주인공은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쥐나 물고기, 사람에게 빙의할 수 있고, 순간이동도 가능하며, 천리안, 시간지연 등 주인공만의 특권이 다양하다.
그러므로 자연스레 잠입과 암살도 다양해질 수 있다.
쥐에게 빙의하여 쥐구멍으로 들어가고, 시간을 멈춰 경비병을 따돌리는 등
플레이어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초능력이 게임 몰입에 방해된다면 안써도 좋다!)

분위기도 한 몫한다.
암살, 복수, 흑사병라는 주제에 걸맞는 어두운 분위기
한 눈에도 구별가능한 특권 계층과 서민
산업화 시기처럼 보이나, 우리 역사와는 조금 다른 디스아너드만의 세계
전체적인 분위기는 디스아너드의 스토리를 빛나게 해주었다.

섬세한 묘사도 훌륭하다.
중요 인물은 한 눈에도 알아볼 수 있고
술병을 던져 경비병의 시선을 끌 수 있다. (사람에게 던져도 좋다!)
쥐의 종류도 다양하고, 뼈조각 부적의 효과는 애매...하다.
암살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모션이 다르다.
어떤 중요 인물이라도 죽음 앞엔 평등하다. 검에 찔리고 총에 맞는다면 누구라도 죽는다. 당연한 얘기지만, 게임이라는 입장에선 신선하다.

일단 디스아너드는 위와 같이 요즘 많이 나오고 있는 잠입, 암살 게임과는 차별화된 독특함이 있다.

하지만

그런만큼 단점도 많다.

  1. 단순한 스토리
  2. 짧은 플레이 타임
  3. 너무 어두운 배경
  4. 복잡한 맵구조, 혹은 지도가 없는 점
  5. 전투
  6. 어중간한 weeper (앞으로 좀비라 칭함.) 의 위치
  7. 엔딩

스토리가 너무 단순하고 뻔하다.
스포일러 문제 때문에 정확히는 말 못하지만, 정말 단순하다.
이해가 쉬워서 몰입이 된다...그딴거 없다.
스토리가 너무 뻔하고 예측이 되며, 예측이 곧 디스아너드의 스토리다.
솔직히 '암살'이라는 주제가 밝지만은 않기에 그에 따른 세계관, 철학관이 필요한 법인데 이 게임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는 듯 하다. 암살과 복수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스카이림 도둑길드 퀘스트와 비슷하며, 재미는 도둑길드>디스아너드

플레이 타임이 짧다.
내 주관으론 스토리도 단순하고 플레이 타임도 짧아서 부담 없어 좋았지만,
너무 짧고 단순해서 몰입이 안되는 점도 있었다.
차라리 n회차 특전을 준다면 짧은 플레이 타임이 장점이 될 수도 있었는데,
특전이 없다...

배경이 너무 어둡다.
밝기가 어두워서 잘 안보인다는 뜻이 아니라, 분위기가 너무 어둡다.
게임성과 스토리를 생각하면 어두운 것이 당연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어두운 분위기로 플레이어를 지치게 만든다.
메탈기어 시리즈 특유의 유머나,
어세신 크리드의 센스있는 한글화, 밝으면서 어두운 분위기를 기대한다면
디스아너드는 최악의 게임이 될 것이다.
근육의 이완과 긴장으로 예를 든다면, 디스아너드는 긴장으로 가득찬 피곤한 게임이다.

잠입의 방법이 다양한 만큼 맵도 어지럽다.
지도가 있는 맵도 있는데, 지도가 있는 게시판에서만 지도를 볼 수 있고
초보자가 즐기기엔 지형이 너무 난잡하다.
하지만
잠입 액션에 익숙해져있는 플레이어들은 그런 다양성에 열광할 수도 있겠다.

전투...는 장점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인데,
한마디로 말하자면, 어세신 크리드같은 무쌍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오히려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같은 액션이다.
잠입 게임에 뭔 격투가 필요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주인공이 너무 허약하다.
고로, 경비병에게 걸리면 거의 필패이며, 살아남기 위해선 초능력을 쓸 수 밖엔 없는데, 이것이 몰입을 방해한다.
현실성을 생각하면 장점이 되지만, 게임성을 고려하면 글쎄...

weeper. 좀비가 너무 애매하다.
황폐화되는 거리는 분위기에 일조하고, 좀비가 되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다. 또 시체나 좀비 옆에 있는 편지, 책들은 그들 개개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지만
좀비가 등장한다고 해서 Left 4 dead 같은 좀비 게임을 생각하면 실망할 것이다.
그들과 싸울 수 있는 기회가 정말 적기 때문이다. 물론 L4D처럼 좀비 종류가 다양하지도 않다.
한마디로 좀비는 그저 분위기를 만드는데 사용된 '배경'일 뿐이지, 그것들과의 싸움은 별로 있지도 않고 재미도 없다. 오히려 쥐들과 싸우는게 더 골치아플 정도다.



엔딩은 하나밖에 못봤는데, 코보의 묘지 옆에 황후가 된 에밀리가 서있는 모습이었다.
이걸 베드 엔딩이라고 준비를 한 모양인데...
내가 자극적인 요즘 문화에 취해있어서 그런지 이 엔딩은 전혀 마음에 안들었다.
이 엔딩은 그저 코보가 에밀리의 보호자로서 충분한 역할을 다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무난한 엔딩이지, 베드 엔딩이 아니라는 말이다.

에밀리가 권력을 쥐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은 좋지만, 코보라는 검이 없는 에밀리는 그저 연약한 소녀일 뿐이다.
섭정도 암살당하고 시체들은 살아 움직이는 흉흉한 세상에 코보없는 에밀리? 무용지물이다.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 그녀의 보호자 코보가 없다면, 그녀가 아무리 강력하고 다정한 황후가 되더라도 복수의 대가를 치루게 될 것이다.
게다가 권력의 중심에 있던 섭정과 왕당파의 원한을 사고 있었는데 코보와 에밀리 단 둘이서 권력을 되찾을 수 있었을까? 그것또한 의문이다.
만약 평범한 사람들이 있었다면 황후의 혈족인 에밀리를 지지했겠지만, 바로 그 평범한 사람들은 시체가 되어 돌아다니고 있는데...





글을 쓰다보니 아쉬움만 남는 게임이었던 것 같지만, 디스아너드는
이제는 더이상 새롭거나 신선하지만은 않은 잠입, 암살 계열 게임에서
어세신 크리드나 메탈기어같이 쟁쟁한 선배 경쟁자들과 구분되는 차별화된 특징을 가진 게임으로서 플레이어들의 오랜 사랑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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