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26일 토요일

[리뷰] 드림 인베이더

엔딩봤다.

세줄요약은 맨 밑에 있으니까 봐라.
------------------------



드림 인베이더는 게임엔진 VNAP으로 제작된 게임이다.

제작자는 tt라는 네임을 쓰는 한국인.

무료로 배포되었으며 난 1.01버전을 플레이했다.

게임의 진행방식은 이렇다.


플레이어는 게임의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진행한다.

텍스트 노벨임으로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없으며
(스토리에 대한 리뷰는 아래에 하겠다.)

'퍼즐'을 통해 지적 재미를 제공한다.

게임 엔진이 VNAP이고, 무료 배포 게임이라서

게임적 완성도를 따지고 들어가는건 치사하겠지만,

제작자가 직접 쓴 스토리에 대해선 할 얘기가 많다.


-------------

배경그림, 배경음은 조금 단조로웠다.

하지만 제작자가 전문적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작곡을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이 부분은 넘어가자.


이 게임은 90%가 글로 이루어져있다.

다른 요소들도 있지만, 플레이어가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는

요소는 글 밖에 없다.

그러니까 글의 완성도가 게임의 완성도를 좌우한다는 얘기다.

필력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많다.

일단 일본 번역체가 문제다.

제작자가 한국인이라는것을 몰랐다면 나는 이 게임이

일본 원산 게임으로 알았을 것이다.

별 기억이 안나 정확한 예시를 들어줄 수 없어서 미안한데,

일본 소설, 만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문체라고 생각하자.
(정 궁금하면 플레이를 하라.)

게임과 관련된 사람이라면

반드시 일본 문화를 접해야 하겠지만,

한 편의 소설과 같은 게임에 (그것도 국내 개발, 국내 배포)

문장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소리는 치명적이다.


묘사도 불만이다.

게임에서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법은 '실루엣'이다.

게임 '카마이타치의 밤'을 생각해보면 되겠다.

당연히 플레이어는 캐릭터의 얼굴을 볼 수 없으며,

(글이 없다면) 윤곽으로 캐릭터를 상상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글로 캐릭터의 외모를 묘사해야하는 것 아닌가?

물론 주요 인물의 묘사는 있었지만, 그 모습이 그려질 정도로

묘사가 되지 않았으며, 묘사보다는 스토리 진행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점이 1인칭이라서 주인공의 성격을 표현하기위해

묘사를 일부러 줄인 것을 아닐까' 생각도 했지만,

주인공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기 상황에서 당황하기 보다는

냉정하게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인물이다.

예시로, 주인공과 나머지 19명이 처음 모였을때

주인공은 몇 명 안되지만,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기 쉽도록

간략하게 기억을 했다.

이런 인물이라면 생사의 고비를 함께한 동료들의 얼굴 정도는

자세하게 묘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해력이 부족하지 않다면.)

하지만 게임에선 '퀴즈 여성, 잠옷 여성' 등으로

기억하긴 쉽지만 캐릭터의 디테일은 뒷전으로 미루었다.
(스토리상 통성명을 하지 않았기에 이런 명칭이 생겨났으나,
외모-특히 얼굴의 특징을 뽑아서
'눈물점이 있는 여성' 등으로 표현했다면
캐릭터 이해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솔직히 첫인상 묘사도 실망스러웠다.)

개인적으론 '첫인상에서 얼굴을 중심으로한 외모 묘사'를

한 두 줄 추가 시키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게임에선 주어지는 '퍼즐을 몇 분 안에 풀어야 한다.'

는 문장이 매번 나오는데,

정작 제한시간은 없다.

'틀리면 몇 분 감소'라는 말도 있지만

틀리면 그냥 쫑난다. 끝나버린다.

버전이 1.01이라서 그런 것인지,

VNAP 시스템상 스펙 부족으로 이런 한심한 상황이 벌어진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제한시간 시스템은 사족(蛇足)이다. 빼는게 좋다.


자극도 부족했다.

심의 등급을 받지 않았고 무료 배포 중인 게임이 잔인하면 조금

문제가 있지만,

스토리상 '탈을 쓴 40대 남성'은 잔인한 일면을 가지고 있는 남자다.

사람을 죽이는데 죄책감이 없으며 오히려 유흥으로 여길 정도다.

하지만 나는 사람이 죽는 장면에서

'마치 인형을 죽이는 듯한' 담백함을 느꼈다.

주인공은 공포와 분노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어도,

플레이어가 떨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플레이 타임은 3시간 조금 안되게 나왔다.

무료 배포 치고는 만족스러운 정도다.

스토리 진행과 퍼즐은

한 쪽이 너무 길어져서 지루해지지 않게 적절히 분배되었다.

주제는 알기 쉽지만, 효과적으로 느껴지진 않았다.


문제의 난이도는 괜찮았는데...

시발놈의 수학문제만 줄창 나오는 바람에

'학창 시절에 모범생이었던 나'도 머리가 아파왔다.

솔직히 수학은 나이가 들면 들 수록 안쓰기 마련인것을.

수학 외 문제 중 인상에 남는 것은

'한국 최고 베스트셀러' = ?

'하후연을 조진 것은 누군가' = '☆황충☆'

난 한국 최고 베스트 셀러를

운전면허 문제집으로 알고있었는데, 아닌가보다.

그래도 문제는 적당히 어려운 정도라서

도저히 못 풀 정도는 아니고, 몇 번 생각해보면 풀리는 문제다.
(수학은 예외.)





무료로 즐기는 높은 품질. 하지만 무료이기에 아쉬운 점도 많다.
글의 완성도는 30~40%. 게임이기에 괜찮지, 소설이었으면 집어치웠다.
그래도 내가 했던 버전이 1.01 밖에 안된다. 그 이후가 기대되는 게임.

댓글 없음:

댓글 쓰기